2025년 9월, 미국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 리플(XRP)과 도지코인(DOGE) 기반의 현물 ETF가 공식 상장되면서 암호화폐 산업은 또 한 번 큰 변곡점을 맞이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상품 출시를 넘어, 미국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에 대한 규제 문턱을 낮추고 제도화의 길을 열었다는 강력한 상징입니다. 리플 ETF가 가지는 의미와 법적·시장적 파급효과에 대해 써보겠습니다.
제도화 신호로서의 리플 ETF
미국 CBOE(시카고옵션거래소)는 ‘REX-Osprey XRP ETF(XRPR)’와 ‘REX-Osprey DOGE ETF(DOJE)’를 정식 상장했습니다. 이는 리플(XRP)과 도지코인(DOGE) 기반의 미국 최초 현물 ETF로, 전체 순자산의 80% 이상을 해당 암호화폐 및 연동 상품에 투자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번 상장은 단순한 ETF 상품 하나의 등장이 아닌,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집니다. ETF는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이 직접 암호화폐를 보유하지 않고도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제공하기 때문에, 특히 기관 투자자나 보수적 투자 성향의 개인 투자자에게 매우 매력적인 진입 수단으로 작용합니다.
또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ETF 승인 관련 규정을 완화하면서 상장 절차가 획기적으로 단축되었습니다. 기존에는 ‘19(b)’ 규정에 따라 최대 240일이 소요되던 절차가, 이번에는 거래소 자체 기준에 따라 바로 상장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미국 내에서 가상자산이 더 이상 "규제 밖의 자산"이 아님을 선언한 것이며, 암호화폐의 제도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나타냅니다.
SEC 규제 완화와 리플 ETF의 구조적 전환점
가장 큰 변화는 SEC의 태도입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그간 가상자산 ETF에 매우 보수적인 태도를 보여왔고, 실제로 비트코인 현물 ETF조차 10년 넘는 지연 끝에 2024년에 승인되었습니다. 하지만 2025년 9월 18일, SEC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나스닥(NASDAQ),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에 대해 가상자산 및 원자재 현물 ETF 승인 절차를 일반 상장기준으로 일원화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이 정책 변화는 사실상 거래소가 자율적으로 ETF를 상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준 것이며, 그 결과 바로 당일 리플과 도지코인 ETF가 전격 출시될 수 있었습니다. 이는 SEC가 암호화폐를 제도 금융의 일부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구조적 전환점으로 평가됩니다.
특히 리플(XRP)은 오랫동안 SEC와의 법적 분쟁 중심에 있었던 코인입니다. SEC는 XRP를 미등록 증권으로 규정하고 오랜 소송을 벌여왔지만, 법원의 부분 승소 판결 이후 XRP의 입지는 급격히 강화되었습니다. 이번 ETF 출시는 그러한 법적 안정성과 시장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결과물이며, 향후 XRP의 제도권 내 확산을 가속화할 것입니다.
시장 반응과 알트코인 ETF의 미래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습니다. XRPR는 상장 첫날 3,770만 달러의 거래량을 기록하며, 2025년 출시된 신규 ETF 중 자연 거래량 1위를 달성했습니다. 거래 개시 단 90분 만에 2,400만 달러가 거래되었고, 이는 동시간대 선물 ETF 거래량의 5배를 초과한 수치입니다.
도지코인 기반의 DOJE ETF 역시 1,700만 달러의 첫날 거래량을 기록하며 전체 신규 ETF 중 5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는 암호화폐 ETF에 대한 투자자들의 강한 수요를 반영하며, 특히 기관 자금 유입 가능성을 상징합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ETF 상장 후 급등 사례에서 확인할 수 있듯, 현물 ETF 출시는 강력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더불어, 리플과 도지코인을 시작으로 다양한 알트코인 ETF가 등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솔라나, 폴리곤, 카르다노 등 주요 알트코인도 ETF 상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는 가상자산 시장의 본격적인 ETF 시대 진입을 의미합니다.
크리스틴 스미스 솔라나 정책연구소장은 “다가올 새로운 가상자산 채택 물결을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기술 기반 디지털 자산이 제도 금융과 어떻게 융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선언이기도 합니다.
2025년 리플 ETF의 출시는 가상자산 시장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는 강력한 신호이자, ETF 시장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SEC의 규제 완화, 빠른 상장 절차, 그리고 시장의 뜨거운 반응까지, 모든 요소가 암호화폐의 미래를 더욱 밝게 비추고 있습니다. 이제는 투자자 역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인식하고, 리플 ETF를 시작으로 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입니다.